나는 정치를 관심있게 보거나, 사회 문제에 참여하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사회 문제에 무관심했던 나를 반성, 후회했다. 왜?? 사람이란게 참 간사한게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가만히 있을수가 없더라. 이번에 느낀 점을 부족한 글쏨씨지만 적어보고자 한다. (글 못쓰는 공대생..ㅜㅜ)
나는 이번 살인사건의 이유가 전문가/경찰에 의해 여혐이냐 아님 정신병때문이냐 가 밝혀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피의자의 '여자라서 죽였다' 발언이 모든 여성들의 불안을 증폭시켰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여성들이 사회적 약자라고 느껴왔던 것이 이 사건에서 터지면서 남혐이니 여혐이니 극단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 난 여성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지만 실상은 약자라 생각한다. [난 여성이 약자라고 생각해본적 없어! 항상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잖아!] 라며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물론 있을 것 같다. 이건 이해와 공감의 문제라 생각한다. (여기서 싸우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것 같다.) 여성들이 호신스프레이를 챙기는 마음, 엘리베이터에 모르는 사람과 둘이 탔을 때, 골목길을 모르는 사람과 둘이 걸어가게 될 때 등의 마음은 겪어보지 않으면 쉽사리 이해와 공감을 얻기 힘들 수 있다. 여성이라서 월급을 적게받니 뭐하니의 문제를 넘어서, 생명과 관련된 일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여성들이 호신스프레이를 가지고 일찍 다녀야 해코지 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회가 아닌, 호신스프레이를 사지 않아도, 남녀공용 화장실에 불안해하지 않고 들어갈 수 있는 사회이다. 여성이라고 겁먹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남성이라고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여성의 불안이 사회적인 문제임을 인정하고 여성+남성 모두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게 맞지 않을까?
아..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드니까 이런식으로 참여하게 된 것에 매우 죄책감이 든다. 간사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내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이 글은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세상엔 수만가지 다른 의견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귀를 막지 않고 욕하지 않습니다(상식 선에서). 지적/의견은 달게 받습니다.


덧글
곁가지 이야기이긴 한데, 범인은 자기 엄마도 여자라고 욕을 하던데, 그런데 (이번 시위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받는) 메갈리아도 표적만 남자로 바뀌었지 비슷한 행동을 보였던 바가 있습니다(아버지에게 패드립).
http://pds26.egloos.com/pds/201605/21/56/f0361956_573fbe4c87554.png
http://pds26.egloos.com/pds/201605/21/56/f0361956_573fbe4f996e6.jpg
어린날 죠스를 본 이후로 저기 저 아름다운 푸른빛
수면 아래에는 무언가 알수 없는 괴물이 있다고
무서워했고 다 큰 지금도 (반은 나의 게으름을 위한
변명이지만) 수영을 배우지 못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그런 공포감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다만 여기서 야아악간만 관점을 비틀어봅시다.
여자라서 죽였다고 진술 : 내가 피해자가 될 것 같아 무섭다.
정신질환을 앓아서 살인을 저질렀다 : 정신질환자는 모두 살인을
할 것 같아 무섭다.
그러면 정신질화자들도 공포의 대상이라서 꺼림직하게
바라보셔야 할까요?
물론 이렇게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이미 아실 겁니다.
설령 안다해도 쉽게 받아넘기기 힘들죠.
제가 상어는 수온이 낮은 바다에서는 살지 않고
실제로 영화에서 나올 법한 수중 괴물이 없음을
알고 있어도 동해바다 어딘가에서도 발목 이상 물을
담그지 못했던 것도 다 그런 이유니까요.
이런 사건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충분한 조치를
취해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겠습니다만
가능하다면 최대한 그러한 공포에 의연해질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다지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물론 비교도 안되는 사소한 공포조차도 그냥 두고 사는
있는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니겠습니다만. ;;
위에도 말해다시피 국내 치안 수준은 상당히 좋은 편임. 그런데 지금 이상으로 수준을 올리려면 극도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고 그 과정에 사생활 침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나올거라는 것이지요. (당장 지금도 CCTV 사생활 침해라고 버럭 거리는 사람들 있으니까요.)
확인 없이 범인의 최초 진술 내용을 토대로 성급하게
사건을 공론화 한 언론이 가장 큰 책임이 있고,
거기 편승해서 이런저론 소설을 쓰고 문제를 키운
네티즌, 여성우위성향 몇몇 사이트는 평소 하던대로
행동 했을 뿐입니다.. 이상 행동에 의한 상해 사건은
일년에도 수차례 발생 하는 일이고 여기에는 부득불
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 미흡이 크게 일조 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차분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만
했어도 논란은 그쪽으로 번졌으면 번졌지 이런 난장
판을 만들진 않았겠지요.. 생각하면 할 수록 답답한
일들이었습니다.
말씀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사실 조현병 환자의 비뚤어진 망상에서 비롯된 잔혹 살인 사건인데,
여기에 각종 극단주의 온라인 공동체들(특히 여성우월주의 남혐 공동체들)이
이 사건을 자신들의 이념을 선전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해당 공동체들 중 한쪽에서 성행하는 여성 혐오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되려면
범인이 해당 공동체들에 깊이 개입하고 있었어야 하는데
병력(病歷)을 봐서는 그것도 아닌 것 같고요.
물론 주인장님 말씀대로 양쪽의 혐오 감정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맞습니다.
저는 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런 두려움이 없는 사회는 도래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런 비합리적 두려움은 생물의 본성에 가까운 거라서 근절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 '두려움'을 사회적으로 대응해 나가기에는 비용이 너무 든다고 봅니다. 저는 고소공포증이 있어 난간 쪽으로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통유리창 앞에 다가서지 않으며 바이킹(강권해서 3번탔음)에서 내린 뒤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만...
저도 제 공포증이 이유 없다는건 알고 있으므로 그저 상황을 피하고 견뎌나갈 뿐이죠... 사회가 불투명유리로 건물을 지어주긴 바라지 않아요... 저 같은 사람이 사회구성원의 다수가 된다 해도 그 공포를 '해결해야'할 문제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http://discus777.egloos.com/7128570
제가 예전에 한 포스팅인데, 해당지역분들을 비꼬는 어조로 작성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공포가 '없는'것은 아닐겁니다.
문제는 그 공포를 해결해주는 비합리적인 해결방법은 '경제적으로 커다란 손해'를 입는 것 뿐이고,
합리적은 해결책은 '공포를 해소해주지' 못하니까요.
그때도
1. 나도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치료약도 없는)광우병'에 걸려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시위참여자를 키웠고,
2. 실제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의 발병체인지, 위험성(감염율)은 얼마나 되는지는 부차적인 문제였으며,
3.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대중의 공포'는 분명히 실재하는데, 그걸 '비합리적이다'라고 누르는 독단과 불통의 명박정권이 문제라는 의식, 그리고 쇠고기 개방은 통상협정의 일환이었는데,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는데 돈이 문제냐!"라는 원리주의.
4. 열화판이라는건 그때는 일베와 메갈이 싸우지는 않았거든요...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여성들이 '지나치게' 공포심을 갖게하는 사회분위기, 남성+여성들의 공포에 대한 무관심 이라고 하면 괜찮을까요?
휴 글을 쓰면 쓸수록 의식의흐름에 따라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드네요;;ㅠㅠ